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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구/기타

근황 + 쿠도 졸업발표

팬블로그에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최대한 안쓰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한달이 넘게 포스팅을 하지 못했고 누가 보면 오시 졸업발표했다고 탈덕한 줄 알 것 같아서 요즘 사는 얘기를 한번 써볼까 한다.


나한텐 꿈이 있고 그걸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4월 말에 ㅇㅔㅁㅂㅣㅆㅣ최종면접을 봤다. 그리고 떨어졌다. 

솔직히 최종까지 올라가니까 꿈이 너무 가깝게 느껴졌고 앞으로 정말 몇발짝만 더 가면 된다는 생각에 설렜다.

떨어지더라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떨어져보니 그렇지 않았다. 멘탈이 흔들렸다.


올해 초부터 할아버지 건강이 많이 안좋아지셨다.

최종에서 떨어지고 나서 멘탈 챙기기 힘들었지만 가족들한테 힘들다고 하소연할수도 없었고

집안분위기가 초상집분위긴데 밖에 싸돌아다니면서 친구들이랑 술먹고 늦게 들어올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내 방에서 아무말도 안하고 조용히 지냈다. 힘들었다. 우울증 안 걸린게 신기할 정도다.

할아버지 병문안을 가면 하루하루 상태가 악화되는게 보였다.

한 생명이 사그라드는 과정을 지켜보는건 엄청난 정신적 고문이었다.


그런 와중에 쿠도가 졸업 발표를 했지만 일상이 충격의 연속이었던 당시의 내게 그 일은 그다지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리고 오히려 그걸 계기로 생각이 빠르게 정리됐다. 

진짜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안떠오르는 멍한 상태로 시간만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음을 추스를 수 있게 된 거다.


아이돌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애가 아이돌을 그만 둔다고 한다.

'잘 할 수 있는 일'을 포기하고 수많은 기회비용을 짊어진 채 꿈을 위해 도전하는 것

그 마음이 뭔지 이해 할 수 있다. 사실 이해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것도 바로 그거니까. 

그 애 앞에 놓여있을수도 있는 수많은 좌절과 실패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가 같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같은 세대의 사람이라는걸 새삼 깨달았다.

응원한다. 그 응원하는 마음은 나 자신을 응원하는 마음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할아버지가 생기를 잃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 정신적 고문 속에서 느낀게 하나 있다.

죽음은 정말 예고없이 순식간에 찾아온다. 그리고 죽음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모두 '죽기 직전'을 살고 있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인생은 가치 있는 거다. 

'아직 살아있다는것'이 우리가 가진 전부기 때문에, 그 살아있는 시간을 적당히 보낸다는건 있을 수 없는일이다.

될 것 같은 일, 할 수 있는 일만 골라 하면서 안정을 추구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얇고 길게 살 것인가 혹은 굵고 짧게 살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어짜피 짧다. 얇고 짧게냐 굵고 짧게냐의 문제다.

꿈이 있다면 망설일 시간은 없다.


잘 안될거라고 비웃는 사람들

잘 안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들

제발 잘 안되라고 염불을 외우는 사람들 

어짜피 세상엔 그런 사람들 투성이다. 될 것 같은 일만 하면서 살아온 그 사람들은

안 될 것 같은 일,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해내기 위해 나아가는 다른 사람을 응원해주기에는 겁이 너무 많다. 

그것 뿐이다. 


쿠도도 그걸 잘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약해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응원한다.